2026-09-02 · Kverse
Kenny 벤치마크 — 13F 전략 열한 개가 아직 넘지 못한 세 줄짜리 규칙
13F 백테스트 비교표에는 Kenny Kim이라는 가상 구루 행이 있습니다. 규칙은 세 줄입니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을 각각 10%씩 산다. 반기마다 목록을 다시 확인한다. 바뀐 자리만 갈아끼우고 전 종목을 10% 균등으로 되돌린다. 종목 분석도, 밸류에이션 판단도, 매매 타이밍도 없습니다. 이 행이 나머지 전략들이 넘어야 하는 기준선입니다.
이 규칙이 기준선인 이유는 예측을 하나도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가총액 상위라는 조건은 전망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경쟁에서 이겨 커진 기업이 자동으로 들어오고 밀린 기업은 자동으로 빠집니다. 2016년 1분기 구성에 있던 제너럴일렉트릭과 웰스파고는 각각 2017년 1분기와 2018년 3분기에 사라졌고, 엑슨모빌과 존슨앤드존슨은 한 번씩 돌아왔다가 2023년 3분기 교체에서 함께 빠졌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026년 2분기에 마지막으로 빠졌습니다. 42개 분기 가운데 목록에 손을 댄 분기는 16개뿐이고 나머지 26개 분기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성적을 보겠습니다. 다른 전략과 같은 체결·비용 규칙(편도 0.2%)으로 2016년 5월 16일부터 2026년 8월 31일까지 재계산하면 누적 480.1%, 연복리 18.63%입니다. 최대 낙폭 -35.14%, 샤프 1.20, 최악 4개 분기 -28.34%, 10년 3개월간 청산으로 기록된 매매 20건, 승률 65%입니다. 같은 구간으로 잘라 계산한 SPY는 누적 338.1%에 연 15.43%, QQQ는 누적 615.1%에 연 21.06%였고 최대 낙폭은 각각 -33.57%, -33.64%였습니다. 수익률로는 QQQ에 졌습니다.
핵심은 다른 데 있습니다. Kenny를 뺀 열한 개 전략 가운데 샤프가 1.20을 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가장 높은 값이 1.20이고 컨센서스 Top5가 동률로 있을 뿐인데, 그 전략은 같은 위험조정 성적을 내려고 최대 낙폭 -45.98%, 최악 4개 분기 -41.55%를 치렀습니다. Kenny의 -35.14%, -28.34%와 나란히 놓으면 굴곡의 크기가 다릅니다. 다만 지수까지 넣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Kenny와 똑같은 구간으로 잘라 다시 계산한 샤프는 SPY 1.32, QQQ 1.28로 Kenny의 1.20보다 높습니다. 화면에 적힌 벤치마크 샤프 1.11과 1.16은 2012년 말부터의 전체 구간 기준이라 숫자가 다릅니다. 즉 Kenny가 앞선 상대는 13F 전략들이지 지수가 아닙니다.
연복리로만 보면 Kenny를 앞서는 전략이 여섯 개 있습니다. 유입×모멘텀×신고가 36.57%, 유입×모멘텀 35.26%, 순수 모멘텀 28.26%, 모멘텀·유입 혼합 27.39%, 컨센서스 Top5 20.88%, 유입 Top8 19.15%입니다. 그 대가로 최대 낙폭이 차례로 -37.32%, -42.48%, -51.54%, -34.86%, -45.98%, -34.69%이고 매매 횟수는 255건, 250건, 216건, 407건, 42건, 189건입니다. Kenny의 20건과 나란히 놓으면 혼합 전략은 스무 배를 매매했습니다. 다만 시작 시점이 2013~2014년으로 달라 완전히 같은 잣대는 아닙니다.
수익률로는 지는데 위험조정으로는 이긴다는 말은 분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모멘텀·유입 혼합은 연복리 27.39%, 최대 낙폭 -34.86%, 최악 4개 분기 -24.95%로 세 항목 모두 Kenny보다 낫지만 샤프는 1.15로 뒤집니다. 분기 단위 성적이 그만큼 들쭉날쭉하고, 그 굴곡을 407번의 매매와 그때마다의 비용으로 만들어냈다는 뜻입니다.
약점도 분명합니다. 2026년 6월 기준 구성은 열 종목 중 여덟이 기술 관련 기업이고 나머지는 제약 한 종목과 2분기에 새로 들어온 한 종목입니다. 금융, 에너지, 소비재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사실상 한 업종에 대한 베팅에 가깝습니다. 2021년 12월 27일 고점에서 2022년 12월 26일까지 -35.14%를 겪었고, 원래 자리로 돌아온 것은 2024년 1월 22일이었습니다. 2년 넘게 물속에 있었습니다. 2022년 한 해 수익률은 -35.14%로 같은 해 SPY의 -18.65%, QQQ의 -33.22%보다 나빴습니다. 방어력이 가장 좋은 전략도 아니어서, 최악 4개 분기만 놓고 보면 유입×모멘텀×신고가의 -14.29%가 Kenny의 -28.34%보다 낫습니다. 이 성적 자체도 10년 남짓한 한 구간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판정 원칙은 하나로 정리됩니다. 새 전략은 총수익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대안을 뺀 나머지로 평가합니다. 종목 선정이 전혀 없고 반기에 한 번 목록만 맞추는 규칙이 13F 전략 열한 개를 위험조정 기준으로 여전히 앞선다면, 그 선을 넘지 못한 정교함은 성과가 아니라 비용입니다. 지수를 기준선에 함께 세우면 요구치는 더 올라갑니다. 13F 백테스트 화면에서 전략 그래프 옆에 Kenny 라인을 함께 그려 두는 이유입니다. 기준선이 분명해야 초과수익이라는 말도 의미를 가집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전략의 매매를 권하는 글이 아니라, 백테스트 성적을 어떤 기준으로 읽을지에 관한 글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각 도구의 계산 방법과 한계는 이용 가이드에서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