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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30 · Kverse

구루들이 방어적으로 변할 때 — 13F 순매수압력과 레짐 게이트

#13F#백테스트#리스크 관리
13F 보고서로 구루의 개별 종목을 따라가는 방법은 여러 번 다뤘습니다. 이번에는 반대 방향의 질문입니다. 구루 한 명이 아니라 추적 대상 전체가 한 분기 동안 얼마나 사고 얼마나 팔았는지를 하나의 숫자로 압축하면, 집단이 공격적인지 방어적인지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저희 백테스트 엔진이 쓰는 순매수압력 신호가 그 시도입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분기마다 전체 구루의 매수 금액과 매도 금액을 모아 (매수−매도)/(매수+매도)를 구합니다. 신규 편입은 편입 금액 전체를 매수로, 기존 종목의 확대·축소는 변동 주식수에 당시 단가를 곱해서, 전량 청산은 직전 분기 평가액 전체를 매도로 집계합니다. 전원이 팔기만 하면 -1, 사기만 하면 +1이 되는 금액가중 지표입니다. 2013년 2분기부터 2026년 2분기까지 53개 분기를 계산해 두었습니다. 이 숫자로 레짐 게이트를 만듭니다. 압력이 +0.2를 넘으면 주식 비중 100%, -0.2에서 +0.2 사이 중립이면 80%, -0.2 아래로 떨어지면 60%까지 줄이고 남는 돈은 무수익 현금으로 둡니다. 이벤트형 클론 전략은 -0.2 아래에서 신규 진입 자체를 중단합니다. 게이트를 켜면 성적이 어떻게 변할까요. 컨센서스 전략은 연복리 18.9%가 15.5%로 내려가는 대신 최대낙폭이 -32.7%에서 -30.1%로 줄었습니다. 혼합 전략은 27.6%→22.9%, 낙폭 -34.4%→-30.4%. 유입×모멘텀 전략은 35.2%→29.7%로 수익을 크게 내주는 대신 낙폭 -45.5%→-38.1%, 최악 4분기 손실 -31.5%→-25.8%로 개선됐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샤프비율입니다. 혼합 0.83→0.83, 컨센서스 0.76→0.74, 순수 모멘텀은 0.57→0.58로 오히려 소폭 오릅니다. 게이트는 초과수익을 만드는 장치가 아니라, 수익과 낙폭을 함께 깎는 리스크 조절 다이얼에 가깝습니다. 실측에서 드러난 뜻밖의 사실도 있습니다. 13년간 압력이 -0.2 밑으로 내려간 분기가 한 번도 없습니다. 최저치는 2016년 1분기의 -0.175입니다. 가장 강한 방어 단계는 발동된 적이 없고, 그래서 클론 전략은 게이트를 켜나 끄나 성적이 완전히 같습니다. 2022년 약세장에서도 구루 집단은 +0.209, +0.418로 오히려 순매수였습니다.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대형 운용사들의 집계라 구조적으로 매수 쪽에 기울어 있다고 보는 것이 정직한 해석입니다. 53개 분기 중 46개가 중립 밴드였으니, 게이트를 켠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항상 주식 80%로 운용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더 근본적인 한계는 지연입니다. 13F는 분기말 후 45일이 제출 마감이라, 어느 분기의 압력 값은 그 마감이 지나야 확정됩니다. 2020년 1분기의 값 +0.02는 5월 중순에야 알 수 있었는데, 그때 3월의 급락은 이미 끝나고 시장은 반등 중이었습니다. 구루들의 저점 매수를 보여준 2020년 3분기의 +0.458도 11월에야 확인됩니다. 이 신호는 급락을 피하게 해주는 예보가 아니라, 폭풍이 지나간 뒤 구루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알려주는 사후 확인에 가깝습니다. /13f/backtest 페이지에 레짐 게이트 토글을 두었습니다. 전략별로 게이트 적용·미적용 성적을 직접 비교해 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가장 최근인 2026년 2분기 압력은 +0.278로, 게이트 규칙을 적용하면 주식 비중 100% 구간에 해당합니다. 다만 이 값 역시 45일 지연을 품은 숫자라는 점을 함께 기억하시면 됩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각 도구의 계산 방법과 한계는 이용 가이드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