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0 · Kverse
우리가 버린 전략들 — 백테스트 기각 카탈로그
#13F#백테스트#교육
백테스트 페이지(/13f/backtest)에는 살아남은 전략 몇 개만 올라갑니다. 그 뒤에는 훨씬 긴 기각 목록이 있습니다. 세 차례의 파라미터 탐색에서 결과 파일에 남은 변형만 272개이고, 그중 실제 전략 변경으로 이어진 것은 한 줌입니다. 오늘은 그 목록에서 '그럴듯해 보였지만 실측에서 탈락한' 아이디어 네 가지를 꺼내 봅니다. 수치는 모두 2014년 8월 이후 주간 시뮬레이션 기준입니다.
첫째, 역발상 눌림목 매수입니다. 기관 매수가 몰린 종목 가운데 최근 12개월 수익률이 가장 낮은 쪽을 사는 변형 — '좋은 종목을 더 싸게'라는 직관입니다. 실측은 연복리 1.8~4.0%, 최대낙폭 -63~-65%, 샤프 0.10~0.15로 272개 중 최하위였습니다. 같은 후보군에서 모멘텀 상위를 사는 채택 전략이 35.0%였으니, 정렬 방향 하나가 30%p 넘게 갈랐습니다. 애초에 실패를 예상하고 넣은 대조군이었지만 격차의 크기가 교훈입니다. 기관이 샀더라도 떨어지는 중인 종목은 계속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데이터의 답입니다.
둘째, '성과가 성과를 예측한다'는 믿음의 가족입니다. 롤링 3년 성과 상위 구루의 보유 종목을 사는 핫핸드 변형은 채택 전략 대비 -29%p로 기각됐습니다. 구루의 과거 초과성과로 매수 신호에 가중치를 주는 열두 개 변형도 연 6~14%에 그쳤습니다. 방향을 뒤집은 성과 스위칭 — 전략 자신이 손실을 내면 한 분기 현금으로 쉬는 규칙 — 역시 발동 조건 세 가지(직전 분기 손실, 2분기 연속 손실, -10% 초과 손실) 모두에서 원본(35.0%)보다 낮은 21.4~29.3%에 머물렀습니다. 과거 성과는 다음 분기를 예측해 주지 못했고, 쉬어간 분기가 반등 구간과 겹친 결과로 읽힙니다.
셋째, 위험관리 오버레이입니다. 트레일링 스톱은 -6.8%p, 변동성 타게팅은 사실상 무효였습니다. 낙폭을 줄여줄 것 같은 장치들이지만, 분기 단위로 리밸런싱하는 전략에서 스톱은 반등 직전에 파는 장치가 되기 쉬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낙폭 관리는 결국 오버레이가 아니라 '어떤 종목을 몇 개 들고 갈 것인가'에서 결판이 났습니다.
넷째, 컨빅션 증가 추종입니다. 구루들이 보유 비중을 크게 늘린 종목을 사는 아홉 개 변형이 전부 연 16.7~21.6%로, 채택 전략에 13%p 이상 뒤졌습니다. 13F의 비중은 가격이 오르기만 해도 저절로 커지는 데다 45일 지연 공시라, '확신 증가'라는 신호는 대체로 이미 지나간 상승의 그림자였습니다.
교훈은 개별 사례보다 목록 자체에 있습니다. 272개를 돌리면 우연만으로도 좋아 보이는 변형이 반드시 나옵니다. 다중검정 문제입니다. 그래서 채택 문턱을 수익률 1등이 아니라 '이웃 파라미터가 함께 통과하는 고원, 거래비용 스트레스, 벤치마크 전승'으로 두고, 성장주 부분집합처럼 수익 기준을 넘어도 이긴 스타일을 알고 고른 사후선택인 것은 제외했습니다. 최근 유일하게 채택된 변경도 매수 기관 임계를 2→3→4로 올릴 때 성과가 -9.3p→-0.1p→+2.5p로 단조 개선되는 구조를 확인한 뒤였고, 샤프가 0.64에서 0.71로 좋아지는 대신 최대낙폭이 -38.8%에서 -43.5%로 커진다는 사실까지 화면에 그대로 적었습니다.
살아남은 전략의 수치를 믿을 수 있으려면 버린 전략의 기록이 함께 남아 있어야 합니다. 백테스트(/13f/backtest)가 보여주는 몇 줄의 곡선 뒤에는 이렇게 조용히 묻힌 272개의 흔적이 있고, 그 흔적이 남은 곡선의 신뢰도를 만듭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각 도구의 계산 방법과 한계는 이용 가이드에서 확인하세요.
